80명이 내려서, 38명이 사라졌다 — 베트남 관광객의 입국이 유독 까다로운 이유
2024년 11월 14일 나트랑발 전세기가 제주공항에 내렸다. 무사증으로 입국한 베트남인 80여 명 가운데 38명이 귀국편에 오르지 않고 연락이 끊겼다. 이들은 두 달 뒤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전환됐고, 이후 예정돼 있던 비엣젯 전세기 6편이 통째로 취소됐다.
이 사건 이후로 베트남 단체·개별 관광객에 대한 한국 입국 심사가 더 까다로워졌다는 인식이 현지 여행업계에 퍼졌다.
그런데 정작 통계는 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 법무부에 따르면 2025년 단체비자로 입국한 6개국 관광객은 약 79만 명으로 전년보다 39% 늘었고, 이탈률은 0.19%에서 0.07%로 오히려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숫자는 좋아졌는데 왜 베트남 관광객들은 여전히 서류 앞에서 긴장할까 — 그 답은 제도가 이원화돼 있다는 데 있다.
단체비자(C-3-2)라는 특급 통로: 2023년 6월부터 베트남 등 3개국을 대상으로 재외공관이 지정한 전담여행사가 대행하는 단체관광 비자 제도가 시범 운영 중이다. 법무부는 2024년 6월 시범운영을 2년 추가 연장하며 "단체관광객이 2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 통로를 타면 서류 절차가 간소해지지만, 대신 무단이탈자가 나오면 전담여행사 자격과 제도 자체가 흔들린다 — 실제로 법무부는 "이탈자 현황을 모니터링해 지속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못박았다.
즉 단체비자는 여행사와 가이드의 신용이 개인 여행자의 다음 심사 난이도까지 좌우하는 구조다.
개별 여행자가 마주하는 서류의 벽: 단체비자 통로를 타지 않는 개별 관광객(C-3-9)은 상황이 다르다.
주베트남 대한민국대사관 안내에 따르면 관광비자 신청 시 최근 3개월치 은행거래내역서(잔고증명 포함)를 제출해야 하고, 친지 방문 등 단기종합(C-3-1) 비자는 재직증명서와 초청장(직인 날인 시 인감증명서 첨부)까지 요구된다.
재정·재직 증빙을 갖추지 못한 여행자가 심사 단계에서 추가 소명을 요구받는 사례가 나오는 지점이다.
그래도 문이 넓어지는 곳들: 최근에는 하노이·다낭·호치민 거주자, OECD 국가 방문 이력이 있는 사람, 한국 대규모 투자기업 근무자와 그 가족 등을 대상으로 10년 복수비자 발급 대상이 확대됐다.
단체비자 수수료(1인당 15달러)도 베트남을 포함한 6개국에 대해 2026년 12월 31일까지 면제가 연장된 상태다.
실용일람: 단체비자(C-3-2)는 재외공관 지정 전담여행사를 통해서만 신청 가능하며 가이드는 최근 2년 내 방한 이력 1회 이상 필요, 수수료는 2026년 12월 31일까지 면제. 개별 관광비자(C-3-9)는 최근 3개월 은행거래내역서(잔고증명 포함) 필수 지참.
단기종합(C-3-1, 친지방문 등)은 재직증명서+초청장(직인 시 인감증명서 첨부). 10년 복수비자는 하노이·다낭·호치민 거주자, OECD국가 방문이력자, 한국 투자기업 근무자·가족 등으로 대상 확대. 신청처는 주베트남 대한민국대사관·영사관.
서류 하나가 없어서 심사대 앞에서 진땀 흘리는 것과, 미리 은행 잔고증명 한 장 더 챙겨오는 것의 차이는 크지 않다.
다음 방한을 준비하는 베트남 여행자라면, 어떤 비자 경로로 오든 재정·재직 서류를 넉넉히 준비해 두는 것이 입국장에서의 긴장을 가장 확실하게 줄이는 방법이다.
한국관광타임즈 김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