즈후르는 됐는데 기도실이 없다 — 인도네시아 여행자의 입국장 딜레마
9월 중순 금요일 정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자카르타에서 온 A씨 가족은 40분 걸린 출입국심사 줄을 막 빠져나왔다. 그 순간 스마트폰에서 알람이 울렸다 — 즈후르(정오 예배) 시간이었다. 짐을 찾고 세관을 통과해 도착 로비로 나올 때까지, 이들이 마주친 '기도실' 안내 표지는 단 하나도 없었다. 이유가 있다 — 제1여객터미널의 기도실 두 곳은 모두 출국 항공권을 가진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 면세구역 안에 있고, 제2여객터미널에 마련된 기도실도 지하1층 한켠에 있어 안내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이 장면이 낯설지 않은 이유가 있다. 한국관광공사 집계를 인용한 한인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발 방한 관광객은 2025년 1~9월 26만7천 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보다 36.2% 늘
며 아세안 국가 중 4위 시장으로 올라섰다. 세계 최대 무슬림 인구국(약 2억7천만 명, 무슬림 비중 약 87%)에서 오는 여행자가 늘수록, 예배·할랄식·입국서류라는 준비물이 공항 동선과 부딪히는 지점도 함께 늘어난다. ■ K-ETA, 출발 전 첫 번째 문턱 전자여행허가(K-ETA)는 수수료 1만원에 온라인결제수수료 3%가 더 붙고 신용카드로만 낼 수 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심사는 통상 72시간 이내 끝나지만 신청량이나 개별 상황에 따라 더 걸릴 수 있고, 승인이 거절돼도 이미 낸 수수료는 돌려주지 않는다. 신청 사진도 jpg 파일에 100KB 이하, 가로세로 700픽셀 이하, 얼굴이 사진의 75% 이상 나와야 하는 등 규격이 까다로워, 여유 없이 신청했다가 사진 반려로 재촬영·재결제
를 반복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 입국장엔 없는 기도실 인천국제공항공사 안내에 따르면 제1여객터미널 기도실은 3층 면세지역 24번 게이트 인근과 4층 서편 환승라운지, 단 두 곳뿐이며 둘 다 24시간 운영되지만 출국 면세구역 안에서만 접근할 수 있다. 방금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장으로 향하는 승객은 애초에 이 구역에 들어갈 수 없다. 제2여객터미널은 지하1층 일반구역에 기도실을 추가로 마련해 이 공백을 일부 메웠다. ■ 할랄 식당 278곳, 정식 인증은 9곳뿐 쿠키뉴스(2024년 3월) 보도에 따르면 전국 할랄·할랄프렌들리 식당은 278곳, 이 중 서울이 122곳이지만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의 정식 할랄 인증을 받은 곳은 서울에 단 9곳뿐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참여가 저조하다는 이유로 무슬림 친화 레
스토랑 분류사업을 2022년부터 사실상 중단해, 공식 목록도 최신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 실용 일람 · K-ETA: k-eta.go.kr, 수수료 1만원+온라인결제수수료 3%(신용카드만), 심사 통상 72시간(지연 가능), 거절돼도 수수료 환불 불가 → 출발 최소 1주 전 신청 권장. · 인천공항 기도실: 제1터미널 3층 24번 게이트 인근·4층 서편 환승라운지(모두 출국 면세구역 내, 24시간), 제2터미널 지하1층 일반구역(입국객도 이용 가능). · 할랄 식당: 전국 278곳·서울 122곳, KMF 정식 인증은 서울 9곳뿐 → 이태원 일대에 밀집. '공항이 알아서 챙겨줄 것'이라는 기대는 접는 편이 낫다. K-ETA는 출발 최소 1주 전 여유 있게 신청해 사진 규격 오류로 인한 재결제를 피
하고, 예배 공간이 필요하다면 제1터미널 입국장이 아니라 제2터미널 지하1층이나 숙소를 미리 검색해 두고, 할랄 식당은 이태원 등 밀집 지역을 지도 앱에 저장해 가는 편이 안전하다. 인도네시아발 방한 수요가 계속 느는 지금, 다음 '도착의 문턱'을 낮추는 몫은 공항과 관광당국에도 남아 있다. 한국관광타임즈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