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타임즈
한국 어디까지 가봤니 · 9호

사람이 떠난 자리, 안개가 채운 고창 운곡람사르습지

· 한국관광타임즈 편집부
사진: 새벽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고창 운곡람사르습지 · 한국관광공사(공공누리)

새벽 6시, 전북 고창군 아산면 운곡저수지 둘레길에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나무 데크를 밟으면 삐걱, 낮은 울림이 퍼지고 그 사이로 이름 모를 산새 울음이 섞여든다. 젖은 풀과 이끼 냄새가 코끝에 걸리고, 새벽 공기는 서늘하게 팔뚝을 스친다. 안개가 걷히면 저수지 수면 위로 산 능선이 거울처럼 번진다. 아직 해가 완전히 뜨지 않은 이 시간, 운곡람사르습지에는 사람보다 새와 물안개가 먼저 깨어 있다. 왜 지금인가. 9월 중순은 여름내 무성했던 습지 식생이 가라앉고 이동성 철새가 하나둘 들르기 시작하는 환절기다. 기온이 낮아지며 새벽 물안개도 짙어지는 시기다. 운곡습지탐방안내소는 한여름 무더위나 한겨울의 앙상한 풍경보다 지금이 습지 고유의 정적과 회복된 생태를 가장 또렷이 볼 수 있는 때라고 안내한다. 사람이 떠

난 자리, 습지가 채운 시간. 운곡은 원래 대대로 농사짓던 마을이었다. 1981년 한빛원자력발전소(당시 영광원자력발전소)의 냉각수를 공급하기 위해 운곡저수지가 건설되면서 아산면 운곡리·용계리 등 9개 마을, 158세대 360명이 고향을 떠나야 했다. 이후 30여 년간 사람의 발길이 끊기면서 버려진 논과 산자락에 물이 스며들고 습지 식생이 스스로 자리를 잡았다. 그 회복이 인정받아 2011년 4월 람사르협약 습지로 공식 등록됐다. 안개 속에서 만나는 860여 종. 탐방안내소에 따르면 이 습지에는 860여 종에 이르는 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달, 삵, 팔색조, 붉은배새매 같은 멸종위기 야생생물도 이곳을 터전 삼는다. 습지 초입 생태연못을 지나면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만큼 좁은 나무 데크가 이어지

사진: 운곡습지 나무다리에서 내려다본 생태연못 · 한국관광공사(공공누리)

는데, 탐방객이 자연을 침범하지 않고 스쳐 지나가도록 일부러 폭을 좁게 설계했다고 한다. [실용 일람] - 위치: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 아산면(운곡람사르습지생태공원) - 가는 법: 서울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고속버스가 하루 16회(첫차 07:05~막차 19:00) 운행, 고창버스터미널까지 약 3시간10분. 이후 택시·렌터카로 아산면까지 이동. 자가용은 서해안고속도로 고창IC에서 지방도로 진입. - 탐방로: 1코스(습지생태공원 순환) 3.6km, 왕복 약 1시간40분. 2코스(운곡저수지 일주) 약 2시간30분. - 탐방열차: 화~일요일 운행(월요일·1월1일·설날 휴무), 3~10월 10·11·13·14·15·16·17시, 11~2월은 17시를 뺀 6회. 편도 약 15분. 요금은 초등학생 이하 1,000원, 중학

생 이상 2,000원, 65세 이상은 신분증 지참 시 무료. - 주차: 아산면 운곡서원길 15 친환경주차장, 무료. - 문의: 운곡습지탐방안내소 063-564-7076. 대안, 그리고 한 걸음 더. 비 오는 날은 나무 데크가 미끄러워 탐방열차 이용을 권한다. 습지 초입 홍보관에서 개관 시간과 열차 운행 여부를 먼저 확인하면 헛걸음을 줄일 수 있다. 물안개를 보려면 해 뜨기 직전 도착이 관건이다. 30년 전 사람들이 떠나며 비워둔 자리에, 지금은 안개와 새소리가 대신 들어차 있다. 그 적막함이 오히려 이 습지를 가장 붐비지 않는 가을 여행지로 만든다. 이런 소소한 국내 여행지 이야기는 한국관광타임즈 독자들이 모인 오픈채팅방에서도 실시간으로 오간다. 가입 부담 없이 들러 정보를 나눠도 좋다. 한국관광타임

즈 편집부

출처·작성 방식 — 한국관광타임즈 편집부 작성(근거: 고창군·운곡습지탐방안내소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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