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 왕복만 할 거라면 코레일패스보다 개별 승차권이 더 싸다
독일에서 온 배낭여행자 마르쿠스 씨는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외국인 전용'이라는 문구에 끌려 코레일패스 2일권을 샀다. 여행 계획은 단 하나, KTX로 부산을 한 번 왕복하는 것뿐이었다. 패스 값으로 13만1000원을 냈지만, 역에 붙은 요금표를 나중에 보고서야 같은 왕복 구간을 개별 승차권으로 샀다면 11만9600원으로 끝났을 거란 사실을 알았다. 패스 한 장 때문에 1만1400원을 더 쓴 셈이다.
한눈에 보기: 코레일패스(KR Pass)는 외국인 전용 KTX·일반열차 자유이용권으로 개시일부터 10일 안에서 2~5일을 골라 쓴다. 성인 요금은 2일권 13만1000원, 3일권 18만6000원, 4일권 23만4000원, 5일권 27만5000원. 같은 기간 서울-부산 KTX 일반실 편도 요금은 5만9800원, 왕복이면 11만9600원. 코레일패스로는 SRT·수도권 전철은 탈 수 없다. 예매는 공식 홈페이지 korail.com, 문의는 코레일 고객센터 1599-7777(영어 상담 가능).
코레일패스는 한국의 국영 철도회사인 코레일(KORAIL·한국철도공사)이 외국인 여행자에게만 파는 상품으로, 한국인은 살 수 없다. 개시일로부터 10일이라는 기간 안에서 실제로 탈 날을 2일에서 5일까지 골라 쓰는 방식이라, 하루 이동이 많은 일정에 맞춰 쓰도록 설계돼 있다.
하지만 숫자를 직접 맞춰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가장 짧은 2일권 가격은 13만1000원인데, 같은 기간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 일반실 왕복 요금은 5만9800원씩 두 번, 합쳐서 11만9600원이다. 부산 한 번 왕복만 할 계획이라면 패스 대신 승차권을 따로 사는 쪽이 1만1400원 더 싸다. 편도 한 번만 탄다면 차이는 더 벌어져, 패스 값의 절반도 못 쓰고 나머지 요금을 날리는 셈이 된다.
코레일패스가 득이 되는 경우는 장거리 열차를 여러 번, 자주 갈아타는 일정이다. 2일권 13만1000원은 5만9800원짜리 편도 요금 두 번 남짓과 같은 값이어서, 이틀 사이에 장거리 편도를 세 번 이상 타야 비로소 승차권보다 싸진다. 5일권 27만5000원 역시 편도 요금으로 환산하면 네다섯 번 분량이어서, 도시 두세 곳을 오가며 매일 장거리 열차를 타는 일정에서 효과가 크다.
주의할 점도 있다. 코레일패스는 코레일이 운행하는 KTX·ITX·무궁화호 등에서만 쓸 수 있고, 별도 회사인 SRT 고속열차나 서울 지하철에는 쓸 수 없다. 좌석은 패스와 별도로 예약해야 하며, 인기 열차는 매석되면 패스가 있어도 원하는 시간에 타지 못할 수 있다.
결국 '외국인 전용'이라는 이름만 보고 패스를 먼저 사기보다는, 코레일 홈페이지에서 실제 타려는 구간의 개별 요금을 먼저 더해 보는 쪽이 안전하다. 부산 한 번 왕복처럼 단순한 일정이라면 승차권이 1만1400원 더 싸고, 장거리를 여러 번 오가는 일정이라면 패스가 그 이상을 아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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