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 한 가닥으로 앞뒤가 같은 매듭을 짓는다 — 북촌 한옥에서 5,000원부터 하는 전통공예

북촌로12길을 걷다 보면 기와지붕 아래 '북촌전통공예체험관'이라고 새긴 나무 현판이 나온다. 북촌은 조선시대 관리들이 살던 한옥 동네로, 서울 도심에 남은 가장 큰 한옥 밀집 지역이다. 대문을 지나면 작은 마당이 나오고, 툇마루 앞 댓돌에는 신발이 가지런히 벗겨져 있다. 한옥은 신을 벗고 올라가는 집이라 이 체험도 양말 바람으로 시작한다. 마루에 발을 올리면 나무가 서늘하고, 창호지를 바른 문을 통과한 빛이 작업대 위에 네모난 무늬를 만든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공한옥이고, 가장 싼 프로그램은 5,000원이다.
한눈에 보기: ▲위치: 서울 종로구 북촌로12길 24-5(가회동) ·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서 도보 10여 분 ▲운영: 3~10월 10:00~18:00, 11~2월 10:00~17:00 · 설날·추석 당일만 휴관 ▲체험 회차: 11시·12시·13시·14시 하루 네 번 ▲요금: 프로그램에 따라 5,000~20,000원, 현장 결제 ▲할인: 코리아투어카드를 가진 외국인 10% ▲정원: 회차당 최소 1명, 최대 7명 ▲대상: 초등학생 이상 ▲예약: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yeyak.seoul.go.kr) 또는 전화 02-741-2148, 이용일 7일 전 0시 마감, 선착순 ▲취소: 이용일 3일 전까지 ▲주차: 불가 ▲다국어 관광통역: 1330

2012년 문을 연 이곳은 북촌 골목 공방의 장인들이 요일별로 다른 종목을 맡는 구조다. 매듭, 한지, 직조, 규방공예, 옻칠, 천연염색이 돌아가며 열린다. 그래서 '무엇을 만들까'가 아니라 '그날 무엇이 열리나'를 예약 화면에서 먼저 보게 된다. 그중 매듭은 한국 밖에서 보기 어려운 방식이다. 여러 가닥을 얽어 짜는 서양 장식 매듭과 달리, 한국 매듭은 명주실을 꼬아 만든 끈 한 가닥만으로 짓고 앞면과 뒷면의 무늬가 같다. 모양이 틀어지면 잡아당겨 풀어 다시 한 가닥 끈으로 되돌린 뒤 처음부터 짓는다. 비단끈은 손가락에 감길 때 미끄럽고 서늘하며, 힘을 주어 조이면 실끼리 스치는 가느다란 소리가 난다. 다 지은 매듭 아래에 술을 달면 노리개가 되는데, 조선시대 여성이 저고리 앞섶에 매달던 장신구다.
혼자 가도 된다. 정원이 회차당 최소 1명이라 한 사람만 신청해도 진행된다. 회차가 한 시간 간격이라 체험 한 번에 걸리는 시간은 한 시간 안팎으로 보면 된다. 걸림돌은 예약이다. 인터넷 예약은 이용일 7일 전 0시에 닫히고 선착순이라, 서울에 도착한 뒤에 예약하려고 하면 창이 이미 닫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전화나 현장 방문이 남은 길이다. 상시 외국어 안내를 제공하는지는 공식 자료에 나와 있지 않다. 다만 외국인 대상 코리아투어카드 10% 할인이 공식 안내에 명시돼 있고, 말이 막히면 한국관광공사가 24시간 운영하는 관광통역안내 전화 1330에 요청해 통역을 사이에 둔 3자 통화로 체험관과 연결할 수 있다.
헛걸음이 가장 비싸다. 마지막 회차가 오후 2시여서, 북촌 골목을 천천히 걷다가 오후 3시쯤 들르면 문은 열려 있어도 그날 체험은 끝나 있다. 정원도 회차당 7명이라 예약 없이 가면 자리가 없을 수 있다. 안국역에서 오르막을 걸어 왕복 40분, 여기에 헛기다림을 더하면 한 시간 가까이가 그대로 사라진다. 코리아투어카드를 숙소에 두고 오면 20,000원짜리 프로그램에서 2,000원을 그냥 버리는 셈이기도 하다. 주차장이 없으니 차는 두고 오는 편이 낫다. 같은 골목 안에 공방과 작은 전시장이 이어져 있어, 한 시간짜리 체험을 마치고 나와도 북촌에서 오후를 채우기는 어렵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