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 여의도, 0원으로 K-팝 생방송 객석에 앉는다 — 뮤직뱅크 방청 신청법

금요일 오후, 서울 여의도. 방송국 건물 옆으로 줄이 늘어선다. 한국에 K-팝 공연을 보러 온 팬이 공연 티켓 말고 한 자리를 더 얻을 수 있는 곳이 여기다. 매주 금요일 생방송되는 TV 음악 순위 프로그램 '뮤직뱅크'의 객석이고, 방청료는 0원이다. 표를 파는 곳이 아니라 신청을 받는 곳이어서, 경쟁하는 방식 자체가 콘서트 티켓팅과 다르다.
한눈에 보기: KBS2 '뮤직뱅크' 매주 금요일 오후 5시 15분~6시 35분 생방송 · 촬영 장소는 KBS 신관 공개홀(서울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13) ·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에서 걸어서 약 10분 · 방청료 무료 · 신청은 KBS 홈페이지에 회원 가입한 뒤 '방청 신청' 메뉴에서 · 입장할 때 여권 또는 외국인등록증 원본 확인 · 외국어 관광 안내 전화 1330
무료라고 해서 쉽다는 뜻은 아니다. 서울시 공식 관광 안내는 좌석이 매우 한정돼 있어 신청서를 냈다고 입장이 보장되지는 않는다고 못 박아 둔다. 신청 화면은 한국어로만 돼 있어 브라우저의 번역 기능을 켜고 들어가는 편이 낫고, 회원 가입은 한국에 도착하기 전에 미리 끝내 두는 쪽이 안전하다. 그리고 현장에서 확인하는 것은 신분증 원본이다. 여권을 숙소에 두고 왔다면 되돌아가야 하는데, 여의도와 명동 사이는 지하철로 편도 40분, 왕복 80분이다. 생방송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사본이나 휴대전화 사진을 믿고 갔다가 그 80분을 쓰고 나면 무료 객석 한 자리와 금요일 저녁을 함께 잃는다.
가는 길은 단순하다. 9호선 국회의사당역에서 나와 여의도공원 방향으로 걸으면 방송국 건물이 보인다. 콘서트 원정과 크게 다른 점은 끝나는 시각이다. 방송이 오후 6시 35분에 끝나므로 심야 교통편을 걱정할 일이 없고, 지하철이 끊기기 전에 명동이든 홍대든 숙소로 돌아갈 수 있다. 대신 오후 일정은 통째로 비워야 한다. 도착해서 줄을 서고 입장 확인을 받는 시간까지 넉넉히 잡으면 4시간이다. 금요일 저녁 비행기를 이미 끊어 두었다면 이 계획은 성립하지 않는다.
객석에 앉기 전에 알아 둘 것이 몇 가지 있다. 음악 순위 프로그램은 한 팀의 콘서트가 아니다. 그날 출연하는 여러 팀의 무대를 순서대로 보는 자리이고, 좋아하는 팀의 차례는 두어 곡으로 끝난다. 한국 팬들은 응원봉(팬들이 손에 드는 막대 모양 조명 기구)을 들고 정해진 구호를 노래 사이사이에 함께 외치는데, 모르면 그냥 박수만 쳐도 된다. 방송사 스튜디오는 촬영 장비 반입을 제한하므로 렌즈를 갈아 끼우는 카메라와 삼각대는 두고 가는 것이 좋다. 금요일이 맞지 않으면 요일을 바꾸면 된다. 목요일에는 엠카운트다운(Mnet), 토요일에는 쇼! 음악중심(MBC), 일요일에는 인기가요(SBS)가 각각 다른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