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전어 굽는 냄새, 노량진에서 맡는 계절의 신호

노량진수산시장 좌판 한쪽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은빛 비늘의 작은 생선이 석쇠 위에서 지글거리며 고소한 기름 냄새를 사방으로 퍼뜨린다. '가을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한국 속담이 있을 만큼, 전어는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생선이다.
한눈에 보기: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 · 서울 동작구 노들로 674 · 지하철 1·9호선 노량진역에서 도보 5분 안팎 · 24시간 경매·소매 운영, 2층 식당가에서 즉석 조리 가능.

전어는 크기가 작고 뼈째 썰어 먹는 생선이라, 회로 먹으면 고소하면서도 오도독한 뼈의 식감이 함께 씹힌다. 소금을 뿌려 통째로 구우면 껍질은 바삭하고 속살은 기름이 배어 부드럽다. 젓가락으로 살을 뜯어내는 손끝에 아직 따뜻한 온기가 남아 있는 채로 입에 넣으면, 짭짤한 소금기 사이로 고소한 기름 맛이 퍼진다.
노량진수산시장은 1층에서 상인과 흥정해 생물을 산 뒤 2층 식당가로 올라가면 그 자리에서 회를 뜨거나 구워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전어는 보통 9~10월을 제철로 치는데, 가을이 깊어질수록 살에 기름기가 오른다고 상인들은 입을 모은다. 흥정이 낯설다면 가격표가 붙은 좌판을 먼저 둘러보고 1인분 기준 가격을 미리 물어본 뒤 결정해도 늦지 않다.
회와 구이 말고도 초고추장에 새콤달콤하게 무친 '전어무침'으로도 즐겨 먹는데, 매콤한 양념이 기름진 살과 어우러지면서 젓가락이 자꾸만 향한다. 시장은 새벽 경매 직후인 이른 아침이 가장 활기차지만, 오후 느지막이 찾아도 좌판마다 불판 위에서 전어가 노릇하게 익어가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은빛 비늘이 반짝이는 좌판 사이를 걷는 것만으로도 계절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