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한옥 '호현당', 손으로 우려낸 차 한 잔의 무료 다도 체험

남산 회현자락, 소나무 사이로 낮은 기와지붕이 보인다. 마루에 올라 신발을 벗고 방으로 들어서면 다기가 서로 부딪는 잔잔한 소리와 함께 옅은 풀내음 같은 녹차 향이 방 안을 채운다. 서울 중구 남산공원에 있는 전통 한옥 '호현당'이다.
한눈에 보기: 서울 중구 회현동1가 산1-44 호현당(남산공원 내) · 다도 체험 '심신다파' 매주 수·토요일 10:00~11:30 · 참가비 무료 · 예약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yeyak.seoul.go.kr) · 문의 호현당 02-318-5233, 중부공원여가센터 02-3783-5995.
가이드북에는 남산이 케이블카와 전망대로만 나오지만, 정상으로 오르는 길목인 회현자락에는 조용한 한옥 학당이 하나 있다. 조선시대부터 '어진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뜻의 호현으로 불리던 자리다. 2015년 서울시가 기존 공원 관리소 한옥을 시민과 외국인이 함께 쓰는 공간으로 바꾸면서, 사진만 찍고 지나치던 이 길목에 손으로 직접 배우는 체험이 생겼다.
방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 먼저 공수 자세부터 배운다. 선생님이 찻잔과 다관, 차 거름망 하나하나의 이름을 짚어가며 나긋한 목소리로 설명하고, 녹차·황차·백차 등 차의 종류를 소개한다. 무릎 위에 놓인 첫 찻잔을 손끝으로 감싸면 따뜻한 온기가 그대로 전해진다.
이어지는 행다법 실습에서는 다관에 뜨거운 물을 채우는 소리를 들으며 직접 차를 우려낸다. 찻잔을 들어 올릴 때 옅은 풀향이 코끝을 스치고, 한 모금 머금으면 처음엔 씁쓸하다가 이내 은은한 단맛이 뒤따라온다. 우려낸 차는 자신이 마시고 직접 정리까지 하는 것으로 체험이 끝난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별도 프로그램에서는 다식(전통 과자)을 곁들이는 시간도 있어, 아이와 함께라도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다. 수·토요일 오전 일정이 맞지 않는다면, 서울 시내 다른 한옥 체험관에서도 비슷한 다도 프로그램을 찾아볼 수 있다.
사진 한 장 대신 손끝에 남은 찻잔의 온기와 코끝에 남은 차향을 기억하고 돌아가는 것, 그것이 이 조용한 골목이 방한 여행자에게 건네는 진짜 기념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