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둔 서울, 약과는 어디서 사야 할까—종로 전통과 경의선숲길의 재해석

추석을 사흘 앞둔 서울 종로2가, 한 떡집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줄이 늘어선다. 유리 진열장 안에는 꿀과 참기름을 넣은 밀가루 반죽을 판에 찍어 기름에 지진 한국 전통 과자, 약과(藥果)가 꽃 모양 그대로 층층이 쌓여 있다. 문이 열릴 때마다 뜨거운 기름에 밴 꿀과 참기름 냄새가 훅 끼쳐 오고, 손님들은 포장 상자를 하나씩 받아 들고 총총히 자리를 뜬다.
한눈에 보기: 종로복떡방(서울 종로구 종로2가, 1965년 창업) · 카페 에움(서울 마포구 서강로11길 36 1층, 경의선숲길) · 2026년 추석 연휴 9월 24~26일
약과가 다시 주목받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명절이다. 약과는 예로부터 제사상에 오르고 명절 선물로 오가던 귀한 과자였는데, 꿀이 무척 귀하던 시절 꿀을 몸에 좋은 '약(藥)'으로 여겨 과자 이름에 그 글자를 붙였다는 기록이 조선 후기 학자 정약용의 저술에 남아 있다. 다른 하나는 최근 몇 년 새 서울 카페들이 크루아상이나 타르트, 크림 디저트에 약과를 접목하면서 SNS를 타고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다.
종로2가에서 1965년 문을 연 종로복떡방은 이런 전통 방식의 약과를 지금도 고수하는 곳 중 하나다. 1986년 서울 올림픽 지정 식품으로 선정됐고 1990년에는 대한항공 기내식으로도 납품됐을 만큼 오래된 이름값을 갖고 있다. 이 집 약과는 겉을 이로 끊으면 파삭 소리를 내며 부서지고, 속은 꿀이 배어 쫀득하게 늘어난다. 씹을수록 참기름의 고소한 향과 꿀의 진한 단맛이 겹겹이 올라와 한 조각만으로도 입안이 묵직하게 달아진다. 명절을 앞두고는 선물세트 수요가 몰려 품절되기 일쑤라, 팬들 사이에서는 '약과'와 '티켓팅'을 합쳐 '약케팅'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한편 마포구 경의선숲길 산책로 옆, 간판도 없이 통유리창만 낸 카페 에움에서는 약과가 전혀 다른 얼굴로 나온다. 이 집의 대표 메뉴 '결약과'는 바삭한 결을 살려 튀긴 약과 위에 부드러운 크림을 얹은 디저트로, 한입 베어 물면 바삭한 겉면이 먼저 부서지고 이어 크림의 부드러운 단맛과 약과 특유의 참기름 향이 뒤섞인다. 옛 과자가 크림을 만나 한결 가볍고 산뜻한 단맛으로 바뀐 셈이다.
두 곳 모두 개점 시간과 재고 상황에 따라 인기 메뉴가 일찍 동날 수 있어, 특정 품목을 목표로 간다면 방문 전 매장에 재고를 확인해 두는 편이 헛걸음을 줄이는 방법이다. 추석 연휴(9월 24~26일)를 전후해서는 서울 곳곳 전통시장의 한과 골목에서도 갓 만든 약과를 살 수 있는 만큼, 여행 일정에 잠깐 들러 냄새부터 맡아보는 것만으로도 명절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