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단말기가 "USD로 결제하시겠습니까" 물으면, 정답은 원화(KRW)다

서울 명동의 한 화장품 매장에서 신용카드로 계산하려던 외국인 관광객 앞에 결제 단말기가 "USD로 결제하시겠습니까?"라는 문구를 띄웠다. 익숙한 자국 통화가 보이자 별 고민 없이 "예"를 눌렀다면, 이미 원화로 결제했을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낸 셈이다.
요금: 자국 통화 자동결제(DCC) 선택 시 3~8%(환전수수료 1~2% 포함)의 추가 수수료 발생, 현지통화인 원화로 결제하면 국제브랜드 수수료 약 1%만 부과 / 문의: 금융감독원 민원상담센터 1332, 카드 발급사 고객센터
이처럼 카드 결제 금액을 현지통화 대신 소비자의 모국 통화로 바꿔 보여주는 서비스를 금융감독원은 '해외원화결제'(DCC·Dynamic Currency Conversion)라고 부른다. 결제 전에 익숙한 통화로 금액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환전 수수료에 가맹점이 임의로 적용하는 환율 마진과 결제대행 수수료가 더해져 실제로는 3~8% 수준의 비용이 추가로 든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차이가 뚜렷하다. 10만 원짜리 쇼핑을 할 때 DCC를 선택하면 3000~8000원이 더 빠져나가고, 20만 원대 호텔 1박이나 50만 원대 면세점 결제라면 추가 부담이 1만5000원에서 많게는 4만 원까지 불어난다. 결제 금액이 클수록, 또 환율이 자주 바뀌는 시기일수록 손해 폭도 커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해외에서 쓸 수 있는 신용·체크카드 9610만 장 가운데, 원치 않는 DCC 결제를 막아주는 '해외원화결제 차단서비스'를 신청한 카드는 120만 장으로 전체의 1.3%에 그쳤다. 카드 소지자 대부분이 이 선택지를 모른 채 매번 수수료를 더 내고 있었다는 뜻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매장에서 결제할 때도 원리는 똑같다. 단말기가 USD·EUR·JPY·CNY 등으로 결제할지 물으면, 그 제안을 거절하고 'KRW' 또는 현지통화로 결제해야 손해를 피할 수 있다.
결제 전 단말기 화면이나 영수증에 'KRW'라고 표시돼 있는지 확인하고, 애매하면 "Charge in Korean won, please"라고 요청하면 된다. 환율이 당장은 낯설게 느껴지더라도 원화 결제가 매번 더 저렴하다. 부당하게 DCC로 결제됐거나 수수료 내역이 영수증에 제대로 표기되지 않았다면 금융감독원 민원상담센터(1332)나 여신금융협회 소비자지원센터에 문의해 정정이나 환불을 요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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