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시장, 기름 냄새를 따라가면 빈대떡과 마약김밥이 있다

종로 뒷골목, 광장시장 입구에 들어서기도 전에 고소한 기름 냄새가 먼저 옷깃을 붙잡는다. 안으로 들어서면 지글지글 기름 끓는 소리 사이로 아주머니들이 반죽을 뒤집는 손길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노랗게 부풀어 오른 빈대떡이 철판 위에서 노릇하게 익어간다.
한눈에 보기: 위치 서울 종로5가역 8번 출구 인근, 청계천 3~4가 사이 · 광장시장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6시(일요일 휴무) · 먹자골목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11시(연중무휴).

대표 메뉴는 녹두 반죽을 기름에 지져낸 빈대떡이다. 손바닥만 한 반죽이 철판 위에서 부풀어 오르며 가장자리는 파삭하게, 속은 촉촉하게 익어가는 그 몇 분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배가 고파온다.
골목을 몇 걸음 더 걸으면 이번엔 작고 앙증맞은 마약김밥이 기다린다. 참기름을 바른 김으로 돌돌 만 꼬마 김밥을 겨자와 간장을 황금비율로 섞은 소스에 콕 찍어 입에 넣으면, 한 번 맛보고 나면 자꾸 손이 가는 이유를 그제야 알게 된다. 이름 때문에 처음 온 외국인 손님이 진짜 마약이 든 줄 오해하는 일도 있었다는 우스갯소리가 상인들 사이에 전해진다.
날이 선선해지는 요즘, 뜨거운 기름 위에서 막 건져낸 빈대떡 한 조각과 따뜻한 국물 한 그릇은 유독 반갑게 느껴진다. 중국어와 일본어가 자연스럽게 오가는 상인들의 말솜씨 사이로, 이 시장이 오랫동안 외국인 관광객을 맞아온 내공이 묻어난다.
좌판 사이를 걷다 보면 다진 소고기를 매콤하게 무친 육회를 파는 가게도 눈에 띈다. 최근에는 외국인 입맛을 고려해 치즈를 얹어 내주는 곳도 생겼다니, 날음식이 낯설다면 이 조합으로 먼저 문턱을 낮춰볼 만하다. 어디서부터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일단 고소한 냄새가 가장 진하게 풍기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크게 실패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