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러지지 않는 단맛 — 추석 한과 약과가 SNS를 타고 세계로 간 이유

겉은 바삭하다 못해 손끝에서 부스러질 듯한데, 한입 베어 물면 안쪽은 꿀시럽이 배어들어 쫀득하게 씹힌다. 참기름과 생강 향이 은은히 올라오고, 뒤이어 진한 단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추석 차례상에 빠지지 않는 한과, 약과 이야기다.
한눈에 보기: 약과(藥果)는 밀가루 반죽을 튀긴 뒤 꿀·참기름·생강즙 시럽에 재운 한과 · 추석 차례상에 오르는 대표 한과 중 하나 · 서울에서는 경동시장의 한과 전문점, 백화점 명절 선물 코너, 일부 카페의 약과 디저트 메뉴에서 만날 수 있다.
약과의 뿌리는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불교를 국교로 삼아 살생을 금하던 시절, 제사상에 고기나 생선 대신 꿀과 곡물로 빚은 유밀과를 올리면서 약과가 자리를 잡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조선시대에는 민가에서까지 크게 유행해, 너무 많은 곡식과 꿀이 소비된다는 이유로 잔치에서 쓰지 못하게 하는 금지령이 내려질 정도였다고 한다. 꿀에 오래 재워 두어도 잘 상하지 않는 특성 덕분에, 약과는 자연스럽게 명절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몇 해 사이 짧은 영상 콘텐츠와 한식 소개 자료를 타고 약과를 궁금해하는 해외 SNS 이용자가 부쩍 늘었다. 이런 관심에 맞춰 서울 곳곳의 카페에서도 약과를 부숴 얹은 크럼블이나 페이스트리 같은 퓨전 디저트를 내놓고 있다. 전통 그대로의 맛이 궁금하다면 추석 연휴 기간 전통시장이나 백화점 명절 코너를, 가볍게 맛만 보고 싶다면 카페의 약과 디저트를 찾아가면 된다.
차례상 한구석에 놓이던 작은 과자 한 조각이, 이제는 한국 밖에서도 알아보는 맛이 됐다.